"로레토(Loreto)의 성가(聖家)는 마리아께 봉헌된 최초의 국제적인 동정녀 마리아 성지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마리아 신심의 진정한 심장부입니다."
-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이탈리아 동부 아드리아해 연안 마르케(Marche) 주에 있는 로레토(Loreto)에는 성모님이 태어나시고 사셨던 나자렛의 성가(聖家)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 나자렛의 성가(聖家)는 성모 마리아가 나시고 사셨으며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했던 장소이며, 바로 그때 성령이 임하시며 성자가 잉태되신 장소입니다. 또한 예수님꼐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까지 양부이신 성 요셉,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생활하시며 성가정의 모범을 보여주셨던 장소입니다.
”예수는 부모와 함께 내려가 나자렛으로 돌아가서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루가 2, 15)
로레토 성가의 유래와 고고학적 발견
전승에 의하면, 십자군이 팔레스티나에서 완전히 철수하던 시기였던 1291년 천사들에 의해 나자렛의 성모님 집 전체가 일리리아(오늘날 크로아티아의 트르사르) 지방으로 옮겨졌고, 그 후 1294년 12월 10일 새벽에 다시 현재의 이탈리아 로레토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대에 시행된 나자렛 집터와 로레토 성가에 대한 고고학적인 발굴과 여러 문헌자료들을 통하여 1291년 팔레스타인 지역의 성지를 지키던 십자군에 의해서 나자렛에 있었던 성가(聖家)의 벽채 부분을 처음에는 일리리아 지방으로 옮겼고다시 1294년 12월 10일 로레또로 옮겨온 것으로 추정합니다.
특히 최근에 발견된 1294년 9월에 기록된 한 문서에는 에피로(Epiro)의 군주 니체포로 안젤리(Nicefori Angeli)가 자신의 딸인 이타마르(Ithamar)를 나폴리 왕국의 왕 단지오 카르로 2세(d'Angio Carlo II)의 넷째 아들인 필립보(Filippo)에게 시집보내며 보낸 혼숫감 내역 속에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 하느님의 모친의 집에서 가지로 온 성스러운 돌들"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말 "Angello"는 우리말로 "천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천사가 옮겨왔다고 하는 전승과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로레토의 성가 벽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더욱 확정적입니다.
실제로 현재 나자렛에 남아있는 성가(聖家)의 집터는 바위를 파서 만든 지하층의 동굴 형태이며, 로레토의 성가(聖家) 본체는 모두 삼면으로 된 "ㄷ"자 형태의 벽으로 되어 있는데, 나자렛의 동굴 부분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또한 사용된 석재들은 이탈리아에서는 볼 수 없는 석재이며 벽돌의 형태(나바테이,Nabatei - 고대 다마스코 지방의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석재 가공법)와 사용된 흙의 성분이 2천여 년 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석재 사이에서 지키던 십자군들이 지녔던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붉은 천들이 발견되었고, 로레토 성가의 돌들에 새겨진 약 60여 개의 글자들(Graffiti)이 나자렛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학자들은 이것이 초기 유대인 그리스도교도들이 새긴 글자들로 추정한다.)
현재 로레토 성가의 세 벽면은 제대가 있는 동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제대를 향하고 있는 동쪽 부분이 나자렛 성가의 동굴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오리지널 성가의 벽은 토대(기초) 없이 지상에서 약 3미터 높이이며(현재 성가의 규모는 9.4m x 4m이다.) , 그 위에 추가로 쌓은 벽과 반원형 천장은 16세기에 새로 쌓아 올린 부분이며 내부에는 15세기에 장식된 프레스코화의 일부도 볼 수 있습니다.
성가의 외벽은 1509년 교황 율리오 2세의 주문으로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설계자이기도 한 당대 최고 건축가 도나토 브라만테(Donato Branate)가 디자인하여 이후 여러 다른 작가들에(Andrea Sansovino, Raniero Nerucci, Antonio da Sangallo il Giovanne) 의하여 1633~34년도에 완성되었으며 외벽에는 "마리아 지상 삶의 영광"이라는 주제로 아름다운 부조 조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로레토의 성모상
원래의 성모 조각상은 14세기 때 성화를성상으로 대체하면서부터입니다. 1797년 나폴레옹 군대에 의하여 도난당한 후 톨렌티노 조약에 의해 다시 돌아왔으나 1921년도에 일어난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가 교황 비오 11세의 주문으로 로마 바티칸 정원의 레바논 삼목으로 조각하여 새로 제작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신 검은색의 성모상은 오랜 세월 동안 촛불의 그을음으로 인한 것으로서 흔히 말하는 블랙 마돈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비행사들과 항공을 이용하여 순례하는 순례자(여행자)들의 수호성인
1920년 교황 베네딕토 15세는 로레토의 성모를 모든 비행사들의 수호자로 선언하셨으며, 이후 교회는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모든 순례자들을 위한 수호자로 확대하였습니다.
로레토 희년
교회는 로레토 성모를 비행사들의 수호자로 선언한 100주년을 기념하여 2020년 한 해를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하여 온전히 희년을 거행할 수 없었고,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21년 12월 10일까지 대희년의 기간을 1년 더 연장하신다고 발표하셨습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이곳 로레토뿐만이 아니라 교황청 소속 모든 성모 성지를 포함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에서 바치는 삼종기도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 장소가 삼종기도의 현장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끝으로 삼종 기도문을 바치며 다음 편에는 로레토(Loreto)의 성가(聖家)가 신앙인들에게 주는 의미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삼종기도
○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성모송>
○ “주님의 종이오니
●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성모송>
○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
<성모송>
○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 기도합시다.
하느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