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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역사이야기

돈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와 소변세)

by 이탈리아TV 2020. 11. 8.

오늘날 이탈리아 사람들은 시민들을 위한 공용 화장실을 공중 화장실(Bagno Pubblico)이라 부르지만 1980년대까지는 베스파시아노(Vespasiano)라고도 불렀는데, 이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그렇게 불렀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 위키피디아

베스파시아노(Tito Flavio Vespasiano, 서기 17년~79년)는 네로 황제의 후임으로 서기 69년~79년까지 재임했던 황제이며, 로마의 상징이기도 한 유명한 콜로세움 건축을 시작한 황제이기도 합니다.

 

왜 로마시대 유명한 황제의 이름이 공중 화장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을까요?

 

 

다른 모든 지배자들처럼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도 항상 돈을 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로마의 세금은 높은 수준이었고 여기에 또 세금을 올려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무언가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생각해 내어야만 했습니다.(현대에도 늘 그렇듯).

 

출처: 위키피디아, 오스티아 안티카에서 발굴된 로마시대 공중 화장실 

고대 로마는 도시 곳곳에 공중 화장실들이 즐비하게 있었습니다.

당시 소변(오줌)은 직물가공과 세탁에 매우 중요한 성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소변의 암모니아 성분이 필수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마시대 플로니체(Fullonicae)라 불리던 세탁업자들에게는 소변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직물의 기름때를 제거하는데 소변을 활용하였는데, 실제로 소변의 암모니아 성분이 기름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세탁업자들은 인력을 고용하여 소변을 수집하였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이에 착안하여 소변에 세금을 붙여 징수하였고, 소변을 필요로 하는 세탁업자들은 돈을 지불하고 소변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로마인들은 공중 화장실을 베스파시아니(베스파시아누스의 소유를 의미)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전통은 이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아들이며 차기 황제가 된 티투스가 사람들의 소변에까지 세금을 징수하는 아버지가 못마땅하여 아버지를 비난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아들에게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한 날 화장실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동전이 가득 든 자루를 아들에게 들고 와서는 동전 하나를 꺼내 들고 아들의 코밑에 들이대며 “Pecunia non olet” -“돈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였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이 문장은 훗날에까지 유명해졌고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