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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 문화이야기

바뇨레죠(Bagnoregio) 1-죽어가는 도시(Città che Muore)

by 이탈리아TV 2021. 2. 3.

"Città che Muore".(죽어가는 도시)

 

20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지성이며 문학가였던 보나벤투라 테키(Bonaventura Tecchi, 1896~1968)는 자신의 고향인 이 도시를 가리켜 처음 죽어가는 도시(Città che Muore)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오늘날 전 세계에 알린 인물입니다.

 

안개낀 바뇨레죠의 치비타 마을(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 천공의 성 라퓨타 ” 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바뇨레죠는 해발 484m에 위치하고 행정구역상으로 이탈리아 중부지방인 라치오주 북쪽 비테르보 현에 위치한 매우 작은 도시로 움브리아주와 경계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시 전체의 인구가  35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현재 옛 주거지인 치비타(Civita)와 현재의 주거지인 바뇨레죠(Bagnoregio)로 나뉘어 있는데,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는 곳은 치비타(Civita)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치비타(Civita)지역은 해발 443m 높이에 있으며 현재의 모습은 사방이 절벽 위에 형성된 마치 지상에 떠있는 섬과 같은 모습으로 수백만 년 전에는 바다였으나 화산활동으로 융기하여 형성된 악지(惡地) 지형(모래,점토, 자갈등으로 구성된 지형)으로 지반이 약하여 오랜 세월 바람과 비로 인한 자연풍화로 발생하는 침식현상 때문에 지반이 깎여 나가며 사라질 운명에 처한  도시입니다.

 

지반이 약하여 오랜세월 비와 바람에 의하여 도시가 깍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점이 바로 이 도시를 이탈리아에서 유일무이한 명성을 얻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팬데믹 직전 이 작은 도시에 한 해 약 백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방문했었습니다.

특히 일본의 세계적인 만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표작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동양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2500년 전 처음 이곳에 자리를 잡은 에트루리아인들은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방어가 유리한 높은 지역에 도시를 건설했는데, 이곳도 그러한 이유로 에트루리아인들에 의하여 선택된 도시였습니다.

 

 

역사

 

바뇨레죠(Bagnoregio)의 옛 이름은 바뇨레아(Bagnorea)로  라틴어 발레움 레기스 Balneum Regis, (왕의 욕장)에서 유래한 이름으로도시의 이름에서부터 물이 풍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승에 의하면 8세기 랑고바르도 왕국의 왕이었던 데시데리우스(재위, 757~774)가 이곳 온천에서 그의 병을 치유하였다고 합니다.

 

고고학적 발굴을 통하여 기원전 3세기 이전 에트루리아 인들의 유적이 많이 발굴되었고, 기원전 265년에는 로마인들이 점령하였습니다.

 

중세시대 때에는 인근의 강력한 도시였던 오르비에토시와 경쟁하였으며, 자유도시의 권리를 누리다가 15세기부터는 교황령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성 보나벤투라의 초상화

1217(또는 1221) 제 2의 프란치스코 수도회 창설자라고 불리는 위대한 서양 사상가이자 교회 신학자인 성 보나벤투라가 바뇨레죠에서 탄생하였습니다.

 

현재 치비타 마을에는 11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1659년과 1794년의 지진으로 치비타(Civita) 지역과 바뇨레죠(Bagnoregio) 지역이 분리되었고 이어서 빨라진 속도의 침식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현재의 바뇨레죠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현재 치비타에는 11명의 주민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1964년도에 개통된 약 300m 길이의 다리로 현재는 Civita’로 진입하는 유일한 다리

 

 

Porta S. Maria

(성모 마리아 성문)

 

현재 Civita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성문으로 중세 때 지어진  두 개의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하나 남아있는

성문입니다.

 

성문 벽에는 이웃 도시 오르비에토의 모날데스키(Monaldeschi) 가문의 머리를 밟고 있는 사자상을 볼 수 있는데,

1494년 이 도시를 지배했던 오르비에토의 모날데스키가문을 몰아내고 자유도시로 독립하면서 독립의 상징으로 장식한 조각상입니다.

이 성문은 에트루리아 시대 때 응회암(Tufo)을 파서 만든 출입문을 중세 때 고딕 양식으로 덧붙여 만든 문입니다.

 

 

성 도나토 성당

 

성 도나토 성당과 광장

마을의 중심 광장에 있는 이 성당은 5세기 때 건축한 성당으로 로마시대 때 지어진 신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건축한 성당으로 서기 600년부터 카테드랄(주교좌성당)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성당 정면은 16세기 초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축한 모습입니다.

(건축가:  Nicola Matteucci di Caprarola)

내부는 3랑 식 구조이며 15세기 페루지노(Pergino) 화파들의 프레스코화와 15세기 나무 십자가상(Donatello 스쿨)이 있는데 해마다 성 금요일 저녁 이곳에서 출발하여 바뇨레죠까지 십자가 행렬 행사가 거행됩니다.

 

1695년 지진으로 인하여 주교좌성당을 현재의 바뇨레죠에 있는 성 니콜라 성당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치비타 마을의 모습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성탄이 되면 바뇨레죠 시민들이 참여하는 살아있는 성탄구유 행사를 주최하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펼치는 성탄행사-2천년 전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이다.

 

 

황무지 계곡

(La Valle dei Calanchi)

 

이 지역은 수백만 년 전 바다에서 융기한  악지(惡地) 지형(모래,점토, 자갈등으로 구성된 지형)으로 오랜 세월 바람과 비로 인한 풍화로 침식현상이 일어나 지반이 계속 깎여 나가고 있으며 이곳 사람들은 이 지역을 이탈리아의 캐니언이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