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였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루카, 2장 7절)
해마다 예수 성탄 대축일이 되면 교회에는 2000여 년 전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강생하신 예수님을 기념하기 위하여 구유를 만들고 경배하는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는 성탄 시기가 되면 성당마다 다양하게 만들어진 구유를 순례하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순례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로마에는 베들레헴에서 가져온 오리지널 예수님 구유가 모셔져 있는 성당이 있습니다.
그곳은 로마의 4대 성당 중 하나이며 최초로 마리아께 봉헌된 성모 마리아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이며 바로 이곳을 로마의 베들레헴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이 성당은 교황 시스토 3세 의하여 로마의 에스퀼리노 언덕에 431년 성모 마리아를 Theotókos(하느님의 어머니)로 선언한 에페소 공의회가 끝난 직 후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로마 최초의 마리아 대성당입니다.
성당 내부 중앙 제대 아래에 베들레헴에 있었던 예수님의 말구유 유물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642년경 교황 테오도로 1세(642-649)에 의하여 베들레헴에서 로마로 옮겨지게 되었는데, 그는 예루살렘 출신의 교황인며 예수님의 고향인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출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로마에 있는 여러 성당 가운데 특별히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구유를 모신 이유는 이 성당의 원래 이름이 “구유의 성모 마리아(Santa Maria ad Praesepem) 성당”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로마에서 성탄 전야 미사의 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18세기에 발라디에르가 새로 만든 아름다운 크리스탈함 안에 약 2000년 전의 것으로 판명된 4개의 팔레스타인산 단풍나무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당시 테라코타로 만들어진 말의 여물통을 X자 모양으로 받쳤던 나무로 추정합니다.
평생을 베들레헴의 예수님 탄생 동굴에서 사셨던 예로니모 성인(347-419/420)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미 당시에 구유를 경배하던 전통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로마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가시면 2000여 년 전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오신 예수님 강생의 신비를 일 년 내내 묵상하실 수 있습니다.
'II 성당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수님의 거룩한 유물-성 계단과 산타 산토룸(Sancta Sanctorum) (0) | 2020.12.28 |
---|---|
최초의 구유미사 - 그레치오(프란치스칸 베들레헴) (0) | 2020.12.24 |
잔 로렌초 베르니니 - 성 베드로 대성당 (0) | 2020.11.22 |
몬테카시노 성 베네딕도 수도원(Abbazia di Montecassino) (0) | 2020.11.17 |
리파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 (0) | 2020.10.15 |